
제가 가진 러닝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아식스의 슈퍼블라스트 2입니다. 슈퍼블라스트 2는 아식스에서 최상급 트레이닝화로 내미는 모델입니다. 솔직히 저는 슈퍼블라스트 2를 신기 전까지만 해도 '두꺼운 신발은 무겁다'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어보니 46mm가 넘는 힐 스택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가볍고, 템포런부터 30km 장거리까지 잘 신어지더군요. 힐 스택이란 신발 뒤꿈치 부분의 밑창 두께를 의미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착지 시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지만 무게와 안정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슈퍼블라스트 3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아식스 슈퍼블라스트 3 미드솔 레이어링
아식스가 슈퍼블라스트 3에서 가장 크게 바꾼 부분이 바로 미드솔입니다. 미드솔이란 신발 밑창의 중간층으로, 아웃솔(바닥면)과 인솔(깔창) 사이에 위치하며 충격 흡수와 반발력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러닝화에서 미드솔의 소재와 설계 방식이 쿠셔닝과 에너지 리턴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FF 리프 폼을 탑재했는데, 이건 아식스 최상위 레이싱화인 메타스피드 시리즈에 쓰이는 폼과 동일한 소재입니다. 메타스피드 시리즈는 아식스가 출시한 카본 플레이트 내장 레이싱화 라인으로,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의 기록 단축을 목표로 설계된 최고 성능의 경쟁용 러닝화입니다. 작년에 친구 메타스피드 스카이를 빌려 5km 정도 잠깐 뛰어봤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쫀득하게 착지되면서도 발끝으로 밀어낼 때 확실하게 튕겨주는 느낌이었죠. 레이싱화 특유의 즉각적인 에너지 리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에너지 리턴이란 착지할 때 미드솔에 압축되어 저장된 에너지가 발을 땅에서 밀어낼 때 다시 방출되는 비율을 의미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힘으로 더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슈퍼블라스트 2는 템포런에서도 충분히 쓸 만했지만, 속도를 많이 올리면 약간 묵직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템포런이란 평소 편하게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지만, 전력 질주보다는 느린 중강도의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으로, 젖산 역치를 높여 지구력과 레이스 속도를 동시에 향상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벌 훈련보다는 이지런이나 롱런에서 더 자주 찾게 됐죠. 이지런이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편안한 저강도 페이스로 달리는 훈련으로 회복과 기초 체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롱런이란 마라톤 완주 능력을 키우기 위해 비교적 느린 페이스로 긴 거리를 달리는 지구력 훈련입니다. 이번에 출시한 슈퍼블라스트 3은 무게도 전작 대비 10g 줄어서 템포런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스택 높이, 안정감이 관건
최근 맥시멀 쿠셔닝 트렌드와 함께 힐 스택 40mm 이상의 제품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슈퍼블라스트 3의 스택 높이는 전족부 38.5mm, 힐 46.5mm입니다. 전족부란 발의 앞부분, 즉 발가락 뿌리부터 발볼 사이의 영역을 가리키며, 러닝화에서는 이 부위의 쿠셔닝이 착지 충격 흡수와 추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딱 봐도 슈퍼블라스트 3은 스택 높이가 상당히 높은 편이죠. 제가 러닝화를 여러 켤레 신어보니, 일반적으로 스택이 높으면 쿠셔닝은 좋지만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슈퍼블라스트 2를 신었을 때 안정감 부분이 제일 걱정됐는데, 중족부 지지력이 생각보다 탄탄해서 발목 흔들림이 적었습니다. 이번 3세대에서는 아이스테이 구조를 새롭게 개선해 중족부 지지력을 더 강화했다고 하니, 안정감은 걱정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스테이 구조란 신발 중족부 내부에 적용된 보강 구조로, 착지 시 발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 발목과 아치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택이 높은 신발일수록 이 구조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엔지니어드 우븐 어퍼도 미세한 패턴 변화를 줘서 발을 보송하게 유지해 준다고 합니다. 엔지니어드 우븐 어퍼란 실을 정밀하게 짜 넣은 직조 방식으로 제작된 신발 갑피로, 통기성과 유연성이 뛰어나고 발의 형태에 맞게 자연스럽게 감싸주는 특성이 있습니다. 두툼한 스택에도 불구하고 발목이 휘청거리는 느낌은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요즘은 러닝화를 고를 때 성능만큼이나 환경 요소도 눈여겨보게 됩니다. 슈퍼블라스트 3은 깔창 생산 시 기존 염색 기술보다 물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여주는 염색 공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당연히 강조할 만한 부분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게 가격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가 더 중요하죠. 2026년 3월 4일 오전 10시에 공식 온라인 및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발매가 되었으며, 가격은 259,000원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슈퍼블라스트 2가 249,000원이었으니 1만 원 오른 겁니다. 전작에 비했을 때 가격이 많이 오른 느낌은 아니지만, 애초에 슈퍼블라스트 2 모델의 발매가가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슈퍼블라스트 2가 쿠셔닝과 내구성 면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3세대는 여기에 메타스피드급 폼까지 더해졌으니 성능 면에서는 많이 기대가 됩니다. 다만 실제 러너들의 후기가 쌓여야 장거리 착용감 같은 부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같은 가격대에서 나이키 페가수스, 호카 마하 같은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 우위를 체감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기는 합니다. 색상은 화이트/블랙, 코발트 버스트, 씨쉘 세 가지 컬러로 출시된다고 하니,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화이트/블랙이 가장 취향이긴 합니다. 저는 일단 매장에 가서 직접 신어보고, 미드솔의 반발력과 스택의 안정감을 체크해 본 뒤 구매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만약 구매하게 된다면 실사용 후기도 작성해 보겠습니다.
참고: https://www.baccro.com/news/articleView.html?idxno=6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