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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에서 달리기 (아식스 런스테이션, 우에노 공원, 메가블라스트)

by race 2026. 4. 26.

도쿄역에 위치한 아식스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러닝화 이미지 (SUPERBLAST 3, MEGABLAST)
도쿄역에 위치한 아식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SUPERBLAST 3 모델과 MEGABLAST 모델의 러닝화

이번 도쿄여행에서 도쿄역에 위치한 아식스 런스테이션에서 러닝화를 사고 우에노 공원을 달렸습니다. 해외여행에서 달리기는 이제 저에게 필수가 되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여행을 계획할 때 근처 달릴 만한 곳이 있는지, 러닝 전후를 해결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를 먼저 찾게 됩니다. 도쿄는 그런 면에서 러너에게 꽤 친절한 도시입니다. 러닝화를 구매해서 바로 우에노 공원을 달린 후기입니다.

도쿄 여행에서 재방문한 아식스 런스테이션

도쿄역에서 도보 3~5분 거리 마루노우치 미츠비시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ASICS RUN TOKYO MARUNOUCHI는 도쿄 러너들의 성지로 불립니다. 런스테이션이란 달리기 전후로 짐 보관, 샤워, 의류 및 러닝화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너 전용 편의 시설로, 도심에서 여행 중에도 짐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입니다. 한국에도 점점 런스테이션 개념의 시설이 생기고 있지만, 도쿄의 이곳은 아식스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만큼 시설 수준과 제품 구성력이 높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평일 오전 6시 30분부터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락커와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신 러닝화와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어 빈손으로 방문해도 됩니다.

재작년 도쿄 여행 때 처음 방문해서 러닝 티셔츠, 반바지, 러닝화를 대여해 달렸었습니다. 도보 5분 거리에 황궁 외원 러닝 코스가 있습니다. 황궁 외원이란 일본 왕실 황궁을 둘러싼 외곽 공원 구역으로,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평탄한 순환 코스입니다. 한 바퀴가 약 5km로 포장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도쿄를 방문하는 러너들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꼽힙니다. 한 바퀴 크게 도니 5km 정도 되었고, 달리고 돌아와 바로 샤워실을 이용했는데 여느 목욕탕 못지않게 시설이 깔끔하고 쾌적했습니다. 달리고 나서 짐을 찾아 번화가로 바로 나갈 수 있다는 동선 자체가 여행자 러너에게는 큰 메리트입니다. 재작년 첫 방문 이후 도쿄에 오면 이곳을 꼭 들르게 됐습니다. 익숙한 공간이지만 올 때마다 신제품이 바뀌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여가 아니라 구매를 위한 방문이었습니다. 메가블라스트(Megablast) 신발을 구매하고 싶었는데, 한국에서는 이미 품절이라 구매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제품 재고가 많아서 기대를 품고 방문했습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제 사이즈가 두 켤레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시착을 해보았습니다. 시착이란 신발을 구매하기 전에 직접 신어보는 과정으로, 발 폭과 발등 높이, 착화감 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어 온라인 구매와 달리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러닝화는 특히 발 형태에 따라 착화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직접 신어 보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장에서 간단히 뛰어봤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긴 고민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했고, 여권도 챙겨가서 면세 적용도 받았습니다. 요즘 엔화가 저렴한 데다가 면세까지 적용받으니 한국에서보다 약 5만 원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러너라면 러닝화 구매를 함께 계획해 보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저처럼 한국에서 품절인 모델을 구할 수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가격 자체가 장점입니다.

구매한 러닝화 신고 바로 우에노 공원 달리기

구매한 러닝화를 바로 착용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새 신발을 사자마자 바로 달리는 건 부상 위험이 있어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지만, 매장에서 충분히 시착하며 착화감을 확인했기 때문에 과감히 바로 신었습니다. 새로운 러닝화를 신고 처음 달리는 날의 설렘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발에 닿는 감촉이 낯설면서도 기분 좋은 그 느낌, 러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매장 근처에 황궁 외원 러닝 코스가 있지만, 이미 뛰어본 코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로운 곳에서 달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도쿄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에노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우에노 공원도 황궁 못지않게 넓어서 지루하지 않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우에노 공원 안에는 도쿄 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 도쿄도 미술관이 있습니다. 각각의 건물이 특징이 있어서 구경하며 달리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도쿄 내의 큰 공원답게 나무들도 울창해서 해가 쨍쨍했지만 그늘 아래로 달리니 그다지 덥지 않았습니다. 달리다 보면 우에노 동물원을 지나 시노바즈노 호수를 만나게 됩니다. 도심과 자연의 풍광이 어우러진 장면을 기분 좋게 달렸습니다. 한국에서 한강을 달리는 것도 좋지만 낯선 도시에서 처음 만나는 코스를 달리는 경험은 또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달리기를 통해 도시를 탐험하는 이른바 런트립 방식의 여행이 저에게는 가장 잘 맞는 여행 스타일이 됐습니다. 런트립이란 달리기(Run)와 여행(Trip)을 결합한 개념으로, 마라톤 대회 참가나 현지 러닝 코스 탐방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보다 그 도시의 길을 직접 발로 밟는 경험이 훨씬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여행지에서 달리기가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건, 그 도시를 두 발로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도 앱에서 보던 길이 실제로 달려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에노 공원도 그랬습니다. 그냥 관광지로 걸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공간감을 달리면서 온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달리다 마주친 현지 러너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순간도 짧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할 때마다 그 도시의 러닝 코스를 찾아 달리는 습관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메가블라스트 착용 후기

우에노 공원 러닝을 마치고 러닝 시계를 보니, 6km를 훌쩍 넘게 달렸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달리느라 달리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궁금했던 메가블라스트를 직접 신어 보니 왜 이 신발이 러너들 사이에서 화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메가블라스트란 아식스가 출시한 쿠션이 높은 데일리 트레이너로, 두꺼운 미드솔과 뛰어난 에너지 반환율을 특징으로 하는 러닝화입니다. 훈련화와 레이싱화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카본플레이트가 없는데도 반발력이 좋았습니다. 카본플레이트란 신발 밑창 내부에 삽입된 탄소섬유 소재의 판으로, 착지 시 지면 반발력을 극대화해 추진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메가블라스트는 이 카본플레이트 없이도 비슷한 수준의 반발력을 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모델입니다.

달리는 동안 페이스를 중간중간 체크했는데, 시계를 보니 6분 초반대가 찍혀 있었습니다. 페이스란 1킬로미터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과 초 단위로 나타낸 수치로, 러닝에서 속도를 표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지표입니다. 저는 평소에 가벼운 조깅을 할 때는 7분대 페이스로 뜁니다. 이날 체감도 7분 초반대였습니다. 하지만 시계에는 6분 초반대로 나와 있었습니다. 아마 신발이 충분히 밀어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페이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러닝을 마친 후에도 발에서 느껴지는 피로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여행 중 러닝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말이죠. 이 신발로 장거리 훈련이나 마라톤 완주도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는 이 모델을 신고 풀 마라톤을 완주했고,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했으며 부상이나 통증도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여행 중이라 발에 피로도가 어느 정도 쌓인 상태에서 달렸음에도 다음 날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템포런에 신고 달렸는데, 여전히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템포런이란 목표 레이스 페이스보다 약간 빠르게 달리는 훈련 방식으로, 유산소 역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일반 조깅보다 강도가 높아 신발의 반발력이 훈련 퀄리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메가블라스트라는 이름처럼 실제로 달릴 때 폭발적인 느낌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장거리를 달려도 발이 쉽게 지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러닝화 하나로 훈련과 대회를 모두 소화하고 싶은 러너에게 특히 잘 맞는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당분간 가장 자주 신을 러닝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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