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비빔밥을 먹고, 전주에서 달리며, 한국 마스터스 마라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푸른 눈의 러너. '어차피 우승은 허드슨'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로버트 허드슨 소개 - 스코틀랜드에서 전주까지, 달리기로 이어진 운명적 인연
로버트 허드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신 분이라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허드슨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010년에 한국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당시 그는 DMZ 일대를 관광하던 중 마라톤을 뛰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광경이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에 매료되어 정착을 결심했고, 한국인 아내와 함께 전북 전주에 터를 잡았습니다. 현재 전북대학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낮에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아침과 저녁으로는 하루 두 번씩 달리기 훈련을 이어가는 독특하면서도 열정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허드슨이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2015년의 일입니다.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축구 선수로 활동하며 18년간 운동선수 생활을 해왔던 그는 한국에 와서도 전주의 한 축구팀에서 뛰었지만, 건강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달리기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에 건강한 몸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계속 운동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철학이 그를 마라톤의 세계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건강 유지가 목적이었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기록이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점차 경쟁적인 레이스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그가 전주에 자리를 잡은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운명 같은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주는 비빔밥의 본고장으로 유명하지만, 허드슨에게는 달리기에 최적화된 훈련 환경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주로 훈련하는 전주 만성동 일대의 도로는 평지와 언덕이 적절히 섞여 있어 마라톤 훈련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습니다. 허드슨 본인도 봄에는 아름다운 꽃, 여름에는 푸른 녹음,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을 보며 달리는 것이 한국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달리면 기분이 너무 좋고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그의 말처럼, 전주의 풍경 속에서 달리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최고의 보상인 셈입니다. 또한 허드슨은 독일 베를린마라톤, 미국 시카고마라톤, 미국 뉴욕마라톤 등 세계적인 메이저 대회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어 국제적인 시야를 갖춘 러너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코틀랜드의 한 청년이 지구 반대편 한국의 전주까지 와서 마라톤 인생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감동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으며, 15년이 넘도록 한국에 머물며 이 땅의 문화와 정서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그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수상 경력 - 압도적인 기록과 독보적인 존재감
한국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 로버트 허드슨은 단순한 외국인 참가자가 아닙니다. 그는 마스터스 부문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가장 유명한 수식어는 '어차피 우승은 허드슨'입니다. 러닝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 수식어는 그가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한국 마스터스 마라톤계의 최강자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일부 러닝 동호인들은 허드슨이 한국을 떠나지 않는 한 그와 대적할 만한 인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입니다. 허드슨의 기록 변천사를 살펴보면 그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경이로운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전북역전마라톤에 전주시 소속으로 참가했을 당시 풀코스 기록은 2시간 28분대였습니다. 2022년에는 안동마라톤에서 2시간 39분으로 풀코스 남자부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전북역전마라톤에서도 대회 사상 최초의 외국인 참가자로서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023년 JTBC 마라톤에서는 2시간 24분 15초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마스터스 부문을 석권했고, 2024년에는 뉴발란스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6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록은 킬로미터당 3분 7초에서 3분 9초 페이스에 해당하는데, 이는 국내 엘리트 선수에 근접하거나 일부 엘리트 선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1월에 열린 JTBC 서울마라톤에서 허드슨은 또다시 자신의 한계를 돌파했습니다. 마스터스 남자 부문에서 2시간 20분 16초라는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2년 전 자신의 개인 기록을 무려 4분이나 앞당긴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날 한국 남자 부문 엘리트 우승자인 김홍록 선수의 기록과 불과 6분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엘리트 선수와 영어 강사 겸 동호인 러너의 격차가 고작 6분이라는 것은 허드슨의 실력이 얼마나 경이적인 수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허드슨은 JTBC 마라톤 외에도 철원 DMZ 국제평화마라톤, 예산 윤봉길 전국마라톤, 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 대전 3대 하천 마라톤 등 전국 각지의 대회에 출전하여 꾸준히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약 30차례 이상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그의 레이스 운영 능력은 더욱 노련해졌고, 우승 세리머니 후에는 다른 참가자들의 사진 요청이 줄을 이을 만큼 동호인들 사이에서 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식단 및 훈련법 - 비빔밥처럼 조화로운 삶
'비빔밥 러너'라는 애칭은 단순히 전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붙은 것이 아닙니다. 허드슨 본인이 비빔밥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 별명이 더욱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인터뷰에서 비빔밥을 정말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주저 없이 비빔밥이 최고라고 답했으며, 추어탕도 즐겨 먹고 평소 식단이 거의 한국 음식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기를 잘 먹지 않는 대신 해산물을 즐기는 그는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뒤에도 몸을 따뜻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미역국을 찾을 정도로 한국의 식문화에 완전히 동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라톤이라는 극한의 스포츠를 뛰고 나서 선택하는 회복식이 미역국이라는 점은 그가 얼마나 한국적인 삶에 녹아들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허드슨의 훈련량은 일반 동호인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그는 매주 약 140킬로미터에서 160킬로미터를 달리는데, 대회를 앞둔 시기에는 5주 연속으로 매주 160킬로미터씩 훈련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전북대에서 영어 강사 업무를 병행하고 있으니, 그의 자기 관리 능력과 시간 운용 능력은 정말 경탄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훈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실력에 비해 조깅 페이스가 상당히 느린 편이라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평소에는 킬로미터당 4분 40초에서 5분 10초 정도의 여유로운 페이스로 조깅하면서 기초 체력을 다지고, 주중에 인터벌 훈련과 마라톤 페이스 훈련 등 세 차례의 핵심 포인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합니다. 이러한 훈련 방식은 부상 위험을 줄이면서도 핵심적인 역량을 극대화하는 매우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대회 6주에서 12주 전에는 별도의 전문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나갑니다. 또한 전주에서 함께 훈련하는 파트너의 존재도 허드슨의 비약적인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라도 10킬로미터 최강자로 알려진 이재식 씨는 허드슨과 오랫동안 함께 훈련해 온 동반자로, 러닝 커뮤니티에서는 이재식 씨가 허드슨을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려 준 훌륭한 훈련 파트너라는 평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허드슨 역시 과거에는 축구 같은 팀 스포츠를 좋아했는데, 달리기도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며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허드슨은 2시간 19분대 진입을 꿈꾸고 있으며, 도쿄마라톤과 런던마라톤 등 세계적인 메이저 대회 참가 계획도 밝힌 바 있습니다. 비빔밥이 다양한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완벽하고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내듯이, 허드슨의 삶도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과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마라톤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독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성장하고 있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기록을 세울지, 한국 마라톤 동호인들의 뜨거운 기대와 응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