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6년간의 달리기 경험을 통해 발견한 삶과 창작의 의미. 달리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는 특별한 에세이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소개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후 재즈 바를 운영하다가 서른 살이 되던 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첫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한 이후, '노르웨이의 숲',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오십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으며,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문체로 현대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세계적인 작가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한 시간 가량 달리기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글쓰기만큼이나 중요한 일상의 일부이자, 작가로서의 삶을 지탱하는 근간입니다. 그는 서른세 살에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면서 동시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이후 이십육 년 동안 거의 매일 달렸으며 매년 최소 한 번의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그가 달리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경험, 그리고 그것이 작가로서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진솔하게 풀어낸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타고난 운동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창 시절에는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도 아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건강 때문이었습니다. 재즈 바를 운영하며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가 전업 작가가 되면서,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생활이 시작되었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균형을 잡을 필요성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가 어느새 그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고, 이 책은 그 여정의 기록입니다.
책 줄거리
이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왜 달리는지, 달리기가 자신의 삶과 작품 활동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며, 이것이 장편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집중력과 지구력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소설가로서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그에게 달리기는 신체를 단련하는 동시에 정신을 맑게 하는 시간입니다.
책은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부터 보스턴 마라톤, 뉴욕 마라톤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경험, 일본 북부 호수 주변을 도는 울트라 마라톤 도전, 그리스에서 체험한 마라톤의 원조 코스 완주 등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는 달리면서 만난 사람들, 풍경, 그리고 자신의 내면과의 대화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제가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가 달리기와 글쓰기의 공통점에 대해 성찰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두 가지 모두 고독한 작업이며, 자신과의 싸움이고, 꾸준함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재능도 중요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노력을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록이 느려지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계속 달리는 이유, 때로는 달리기가 힘들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결국 다시 신발 끈을 묶는 이유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과 닮아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책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신체적 고통, 정신적 싸움, 그리고 그것을 극복했을 때의 희열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그는 자신이 특별히 빠른 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비단 달리기뿐만 아니라 글쓰기, 나아가 인생 전반에 적용되는 철학이기도 합니다.
추천 이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달리기에 관한 책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관한 책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화려한 수사나 거창한 철학 없이, 그저 자신이 경험한 것을 솔직하게 풀어놓습니다. 그의 문장은 평소 소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묘사하는 달리기의 순간순간,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노력, 완주 후의 성취감 등에 깊이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서 얻을 것이 많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의 가치, 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용기,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지혜 등 삶의 여러 측면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인들이 겪는 번아웃, 의욕 상실, 방향 상실 등의 문제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거창한 해답 대신 작고 구체적인 실천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달리기를 시작하고 싶어질 수도 있고, 혹은 예전에 좋아했지만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자신다운가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나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다 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나 남들이 인정하는 성취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묵묵히 지속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이미 자신의 길을 걷고 있지만 때때로 회의를 느끼는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확실한 위로와 응원을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