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몇 번 출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계 7대 마라톤 대회 출전을 꿈꿉니다. 그중에서도 미국 3대 마라톤 보스턴, 시카고, 뉴욕 마라톤은 각각의 독특한 역사와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세 대회의 특징과 참가 방법, 그리고 각 대회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보스턴
보스턴 마라톤은 1897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례 마라톤 대회입니다.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인 패트리어트 데이에 개최되는 이 대회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리며, 마라톤 역사상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까다로운 참가 자격 기준인데요. 다른 대회들과 달리 단순히 참가비를 내는 것만으로는 출전할 수 없고, 반드시 공인 대회에서 연령대별로 정해진 기록을 달성해야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8세에서 34세 남성의 경우 3시간 이내, 여성의 경우 3시간 30분 이내의 기록이 필요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기준 기록도 조금씩 완화됩니다. 참가 자격 기준이 좀처럼 낮지 않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기준 때문에 보스턴 마라톤 출전 자체가 러너들에게는 큰 영예이자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코스는 홉킨턴에서 시작해 보스턴 시내까지 이어지는 42.195km 구간으로, 특히 30km 지점부터 시작되는 하트브레이크 힐이라는 연속된 언덕 구간이 러너들에게 가장 힘든 도전 과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에는 안타깝게도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보스턴 시민들과 전 세계 러너들의 단합으로 대회는 더욱 강한 의미를 갖게 되었고, 보스턴 스트롱이라는 슬로건은 마라톤의 불굴의 정신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당일에는 약 3만 명의 러너와 5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코스를 따라 응원하며, 특히 웰즐리 대학 인근의 스크림 터널은 여학생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유명합니다.
시카고
시카고 마라톤은 1977년에 시작되어 매년 10월 둘째 주 일요일에 개최되는 대회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 나오는 코스로 유명합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도심을 관통하는 이 대회는 평탄한 코스와 선선한 가을 날씨 덕분에 자기 기록 경신을 노리는 엘리트 러너들이 특히 선호하는 대회입니다. 실제로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이 여러 차례 시카고에서 수립되었으며, 2019년에는 케냐의 브리짓 코스게이가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시카고 마라톤의 가장 큰 장점은 보스턴과 달리 기록에 대한 참가 자격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정 자격이 주어지면 보장된 참가권을 얻어서 참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추첨을 노려야 합니다. 혹은 공식 자선 단체를 통해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어서, 마라톤을 처음 도전하는 초보 러너부터 세계적인 엘리트 선수까지 함께 달릴 수 있는 대회입니다. 코스는 시카고 시내의 29개 동네를 지나가며, 그랜트 파크에서 출발해 다시 그랜트 파크로 돌아오는 루프 형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간중간 시카고의 상징적인 건축물들과 미시간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관광과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매년 약 4만 5천 명의 러너가 참가하며, 17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코스 곳곳에서 응원을 보냅니다. 특히 코스 중간중간 배치된 밴드 공연과 다양한 문화권의 응원단들이 대회의 축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킵니다. 시카고 마라톤은 또한 장애인 러너를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기로도 유명하며, 휠체어 마라톤과 핸드사이클 부문도 함께 운영되어 진정한 포용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욕
뉴욕 마라톤은 1970년에 시작되어 매년 11월 첫째 주 일요일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마라톤 대회이자 뉴욕의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TCS 뉴욕 시티 마라톤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뉴욕의 다섯 개 자치구를 모두 관통하는 독특한 코스로 유명합니다.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시작해 브루클린, 퀸즈, 브롱크스를 거쳐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에서 끝이 나는 코스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다양성과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매년 약 5만 명 이상의 러너가 참가하며, 2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거리로 나와 응원하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뉴욕 마라톤의 특징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국적의 러너들이 모인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 140개국 이상에서 온 러너들이 함께 달리며 진정한 글로벌 축제를 만들어냅니다. 코스는 초반 긴 오르막으로 시작되지만, 이후 대부분 평탄하거나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져 비교적 완주하기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후반부 맨해튼 구간의 1번 애비뉴 오르막과 센트럴 파크 진입 직전의 언덕들이 지친 러너들에게 마지막 시험대가 됩니다. 이 구간만 통과하면 열띤 시민 응원단의 환호를 받으며 결승선까지 달릴 수 있죠.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브리지를 건너 맨해튼으로 진입하는 순간인데, 다리 위의 정적을 깨고 1번 애비뉴에서 쏟아지는 환호성은 러너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줍니다. 뉴욕 마라톤은 참가 방법도 다양해서 매년 달라지는데, 추첨, 기록 인증, 자선 단체 후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참가할 수 있습니다. 뉴욕 마라톤의 재미있는 점 중 하나는 마라톤 다음날 거리 곳곳에서 완주 메달을 목에 건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상점에서 완주자를 위해 일정 음식이나 물품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참여해보고 싶은 대횝니다.